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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전하, 2004. 12. 19. 02:10, Diary/일상]
몇달만에 보는 친구들과의 약속...
한명과 그의 여자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고 PC방에서 다른 한녀석을 기다렸다.
다른데 잠시 들렀다가 10시쯤 오겠다던 녀석이 12시에 나타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PC방에서 3시간 반의 시간을 낭비하여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에서..그냥 얼굴만 보고 심야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다음에 왕창 뜯어먹고 말리라!! 불끈!!! 주거써~!!!)

심야버스였지만 다행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새로산 DJ DOC의 신나는 음악만 골라들으면서 화를 가라앉히고..우리동네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뒤를 보니 남자2명..내 앞에 아저씨 한명...
뭐...도로가에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걸었다.......


신호등을 건너다 집에서 금방 나온듯한 남자 3명과 마주치고..
편의점에서 나오는 남자 2명을 보고.......
내 뒤로는 같은 버스에서 내린 사람 한명....
다들 불량한 포스나 이상한(?) 포스가 느껴지지 않아서
적당히만 경계를 하고 열심히 걸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나의 복장이나 덩치에서 이상한 포스를 뿜을만한 사람은 없다.........미치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밤에도 사람들이 가끔씩 다니고..
게다가 조금전에 경찰차도 옆으로 지나갔으니....-.-;;
(자의식 과잉이라고 하지마라...밀양사건을 보고 우리나라 꼴 우째 돌아가는지 다들 잘 알거다.....-.-;;)


별 무리없이 계속해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걷고 있는데..
내 뒤에서 오던 남자가 쭈뼛거리면서 옆으로 온다..
하도 쭈뼛거리면서 오길래 길 물으러 오는 사람인줄 알았다..-.-;
이 밤에 길 헤매는것이 불쌍하기도 하고
어느 맨션 경비실 옆이라 어느 정도 경계를 풀어도 될 상황이라..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포스"를 내 뿜으며 "왜요?"라고 물었다.
(귀찮았지만 이어폰도 한쪽을 내렸다.....-.-;;)

"저기요..버스에서부터 마음에 들어서 따라왔는데요..시간되시면..." (쪽지를 만지작거렸던것같다..-.-;;;)
"아니오"라고 냉정하게 한마디하고 이어폰을 다시 귀에 장착!!! 열심히 걸었다.....-.-;
생긴건 멀쩡하게 생겨서 참으로 눈높이가 왜 그러시오...라고 생각했다..-.-;
(잘생겼다는 뜻이아니고 멀쩡하고 평범하게 생겼다는 말이다..-.-;;)

지금 내 모습을 보자면.......-.-;; (내가 내 욕하는것같지만..-.-;;)
태지오라방이 떠나고 심각한 우을증으로 손다친것이 안낫는건 물론이거니와 살까지 팍팍 쪄주시고!!
머리는 약빨이 다 떨어져서 부시시 하며
약국에서의 노가다로 푸석푸석해진 피부를 가지고..
친구때문에 삐져서 심통이 얼굴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
버스에 이쁜 애들 많두만......내가 만만해보였나? -.-;;

그러고보면 내가 헌팅(?) 당할때는 항상 최악의 상황들이었다..-.-;;
주로 장소는 언니집이 있는 신촌이나 홍대........-.-;; (유흥가라 더 한가? -.-;;)
대부분이 친구들과 그다지 재미잇게 놀지 못했다거나 바람맞아 심히 열받아있는 상황에서 말을 건다.....
(바람 맞은 사람의 모습이 산뜻하겠는가? 부시시함과 짜증나 포스를 잔뜩 뿜고잇는)
이런 상황에서 좋은 말이 나갈리 만무하다.....-.-;;
됐는데요.....집에가는데요....휙~ (찬바람지나간다..-.-::)

내가 좀 기분 좋을때나 조증으로 즐거울때 오면 좀 좋아!!
그럼 인맥 넓힌다는 생각으로 말이라도 한마디 더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꼭 타이밍을 못맞춘단말이야......-.-;;

그리고 기간이 얼마 길지는 못했지만..
살빼서 날씬하고 이쁘게 해다닐때는 왜 아무도 말을 안거냐고!!!
왜 꼭 살이 최고조를 달하고 부시시함의 극치일때 꼭 이런일이 생기는거냐고!!
(역시 난 남자복이 없는게야..ㅠ.ㅠ)

뭐..이번엔 좀 심하게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딱 잘라버렸지만
괜히 번호받아서 연락안하는것보다 처음부터 안받는게 그쪽 마음고생이 덜한것이라는것을 알아주길 바라오......-.-;;
그나저나 심야버스라서 버스도 없을텐데.....집에 잘 갔을래나몰라..-.-;;
(집에 우째 갈려고 따라 내렸는지모르겠다....-.-;;)

역시 난 다른 사람 생각도 해주는 착한 아이야...오호호호호호홋~!!



그러고 안따라왔냐고? 뭐..다행히 따라오지는 않았다. -.-;;;;
하지만 여전히 불안해서 열심히 아까보다 좀 더 빠른 걸음으로 씩씩하게 걸어서 집으로 왔음..
아파트를 빙 돌아야하지만 큰길만 골라서 아파트 옆길이 아닌 입구를 통해서 집으로 올라왔다..
안그래도 힘든데 빨리 걸어서 힘들어 죽겠다..
역시 늙은게야.......ㅠ.ㅠ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