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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전하, 2009. 8. 20. 23:28, Diary/일상]

친구랑 같이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 다녀왔다...
부산에는 부산역이랑 부산시청이랑 딱 2군데 밖에 분향소가 없더라....
이게 뭐야!! 왜 2군데 밖에 없어....라고 분노하면서 퇴근하자마자 바로 달려갔다...

마트 갔다올때 마을버스를 타고 시청 앞을 자주 오고가기 때문에
내가 방치 길치이지만 시청이면 길 안헤매고 대충은 찾을 수 있겠다...하고 친구랑 손잡고 갔는데...
왠걸....현수막은 보이는데 분향소가 안보인다....
친구랑 둘이서 손잡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겨우 분향소 방향을 알려주는 쪽지를 보고 찾아가기 시작했는데...
시청이라고 해서 시청 바로 광장에 자리를 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시청이 있는 큰 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시청 건물을 돌고 또 작은 도로를 건너
꼬마들이 뛰어노는 공원을 지나서야 분향소가 보인다.........

설마설마 하면서 갔는데....휑하고 산만한 분위기의 분향소를 보자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났다...
정부가 아무리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전직 국가원수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분이고
세계적으로도 존경받으시는 분인데 이딴 구석자리에....엄숙하지 못한 곳에 분향소를 차리다니....
부끄러움과 죄송함에 눈물이 나왔다....친구는 기도 안찬다는듯 헛웃음을 웃는다....
분향소도 분향소지만 사람도 너무 없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줄이랄것도 없고 그냥 한 분 절 하고 가시고 좀 지나면 한분 오시고 하는 정도였으니....
지역감정...지역감정하지만 이럴줄은 진짜 몰랐다...
지역감정 나누고 싶진 않지만 진짜 욕 먹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ㅠ.ㅠ
(도매급으로 나까지 넘어가겠지만 부정 할 수가 없다.....)

자신의 권리는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다...
가만히 앉아서 남이 주는거 낼름 받아먹는게 아니란말이다...
아니...가만히 앉아서 받아만 먹었으면 고마운 줄이라고 알아야지....ㅠ.ㅠ
아직도 '빨갱이'라고 욕하는 어르신들이 많은것도 사실이다...아니 많이 듣는다....
술집에서 대통령 욕하면 잡혀갔다는 얘기가 도시괴담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시대를 사는건
이런 분들의 피와 눈물이 섞인 인생을 희생해서라는걸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지역감정을 먼저 이용한건 박정희였다........말은 바로하자........
그리고......광주......잊지말아야한다.......
우린 짐승이 아니다....
불편한 진실이라도 그것이 진실이면 받아들여야한다....
우리는 나치가 아니다.....

아.......너무 흥분해서 또 선생질하려고 한다........ㅠ.ㅠ

사람이 없어 휑한 분향소.....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없게 꼭꼭 숨겨놓은 분향소....
관심도 없는 시민들........
너무 서글프고 죄송한 밤이다........ㅠ.ㅠ

고인의 생전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씀을 깊이 새기고....
오늘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벽을 향해 소리친다.....

부디 평안한 곳에서 행복하시길.........ㅠ.ㅠ



P.S 다 적고 보니 꼭 분향소를 찾아야만 그 분의 명복을 빌어주는것처럼 적어놨네요...-.-;;
분향소가 너무 외진 곳에 막 설치되어 있고 사람도 없어서 좀 흥분했습니다.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