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전하, 2004. 5. 4. 00:10, Boys Love/만화]
야오이계의 전설인 '바람과 나무의 시' 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하다보니 10권까지 구해서 볼 수 있었다. 이미 제목은 수도 없이 들었고 스토리보다는 그 작품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온 탓에 이 만화의 스토리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의외로 왕성한 호기심의 소유자이다..-.-;) 특히 어릴때 이것저것 섞어놓은 일러스트집을 몇권 샀는데 그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은 정말이지 강했다..-.-;; 한참 뒤 그 일러스트의 작품 제목이 '바람과 나무의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소년애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적잖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만해도 동인이니 야오이니하는건 입밖에도 꺼내지 못하던 때였다..-.-;;) 동성애라는것도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됐을지도 모른다. -.-; (어릴때는 무지 순진했다...그도 그럴것이 TV에서 키스씬도 심야영화에나 한컷 겨우 나올정도의 시대였으니..) 첫 페이지를 보는 순간..'아..역시 옛날풍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연하다. 이게 몇년도 작품인데..-.-;;) 어릴때부터 만화를 봐온터라 옛날 그림체라고 해서 이상하다거나 촌스럽다고 못느끼는 탓에 더이상의 그림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넘어갔다.. 아름다운 소년 질베르 콕트.. 그리고 성실하고 용감한 세르쥬 바토르.. 그 둘의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는 세르쥬가 콩브라드 학원으로 전학오면서 시작되었다. 자작가의 장남인 아버지가 집시인 어머니와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벌여서 낳은 아이인 세르쥬 집시의 피가 섞여 어두운 피부색을 가져 많은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강하고 부드럽게 자랐다. 아버지가 죽고 조부모의 손에 키워지지만 조부모가 죽고 자작가문을 이어받는다. 하지만 친척들의 멸시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성장하여 아버지의 출신학교인 콩브라드 학원으로 가게 된다. 질베르 또한 명문가의 아이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야생마처럼 자란다. 그런 질베르를 발견하여 키운것은 그의 숙부. 오귀스트 하지만 그 또한 일그러진 애정밖에 알지 못하는 인간이었다. 처음으로 고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질베르는 오귀스트에게 애정을 갈구하지만.. 오귀스트는 그의 일그러진 애정의 형태로 질베르를 사랑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질베르는 파리 사교계에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만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는 아기같이 언제나 오귀스트를 원한다.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있을때조차 그의 존재를 찾는다. 바르고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세르쥬와 일그러진 사랑과 그것을 이용하여 사랑을 갈구하는 질베르의 만남 자체가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굳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할지라도 질베르의 유혹에는 결국에는 무너졌고 세르쥬 역시 그의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세르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른 사랑으로 질베르에게 이끌어주려한다. 질베르는 그런 그를 비웃고 싫어하지만 마음속으로 그를 안식처로 삼게된다.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질베르의 숙부 오귀스트.. 여기까지가 내가 읽은 10권까지의 내용...-.-;; 질베르와 세르쥬의 어릴때의 이야기는 뒷부분에 나오지만..-.-;; 10권까지가 1부..17권까지가 2부로 완결이라고 하는데. 아직 뒷권을 못봤다..-.-;; 하지만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 본 결과...역시나 비극이었다..-.-;; (그럼 그렇지..이때는 비극이 유행이었지..쿨럭!) 계속 읽어갈수록 왠지모를 불쾌감이 느껴졌다. 싫다는 의미가 아니다. 뭔가 가슴이 답답한 상쾌하지 못한 기분.. (비극적인 내용을 읽을때는 항상 그렇지만..) 끝을 알 수 없을만큼 비틀린 애정.. 그것을 사랑으로 알고 있는 질베르는 가슴 아플정도로 슬프고 모든 것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세르쥬 역시 너무 바보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누군가는 선과 악의 구도로 그들을 보지만. 난 질베르를 악으로 볼 수가 없다. 나의 눈에 비친 그는 애정에 굶주린 천사이니까.. 순백의 천사가 처음으로 배운 사랑이 일그러지고 뒤틀린것이니 그는 그 나름대로의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 일그러진 애정을 곧바른 사람의 사랑이 바꿔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작가는 그 답을 질베르의 죽음으로 대답한것 같아서 더 슬프다. 결국...일그러진 사랑에 길들어진 사람은 올바른 사랑을 할 수 없단 말일까.. 또다시 고민하게 되는구나......... (결론도 안날거 계속 고민하는 이상한 인간..-.-;;) [황비전하, 2004. 5. 3. 21:28, 공지사항]
모든 내용에 네타가 들어가는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네타를 싫어하시는 분은 주의해서 글을 읽으시기를...-.-;; 뭐...나중에 읽을 사람을 생각해서 말을 돌린다거나 하는건 너무 피곤한 일이며.. 그 피곤한 일을 해가면서 글 쓸만큼 착한 인간도 아니니.. 알아서 피해가시길.......(외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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